LIFE · WEATHER
태풍이 온다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장면이 있다.
창문에 커다랗게 X자로 붙인 테이프다.
하지만 태풍 대비는 그것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다. 기상청이 강조하는 핵심은 유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창틀을 보강하고, 배수구를 미리 뚫고, 지하에 있는 차량을 옮기고, 대피할 곳을 태풍이 오기 전에 정해두는 것이다.
태풍은 도착한 뒤 준비하는 재난이 아니다.
24시간 전에 무엇을 해두느냐가 피해 규모를 바꾼다.
창문에 X자 테이프만 붙이면 끝? 핵심은 ‘창틀’이다
강풍이 불면 유리창 자체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창문과 창틀 사이의 흔들림이다.
기상청은 노후 창문을 미리 보강하고, 창문틀과 유리 사이에 틈이 있다면 유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할 것을 권고한다. 유리가 깨졌을 때 파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전필름을 붙이는 것도 방법이다.
즉 테이프를 붙인다면 단순히 유리 가운데 X자를 만드는 것보다 창과 창틀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베란다도 확인해야 한다.
화분, 빨래건조대, 캠핑용품, 자전거처럼 평소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물건도 강풍에서는 낙하물이 될 수 있다.
태풍이 접근하기 전에 실내로 옮기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아파트라면 지하주차장을 먼저 봐야 한다
태풍 피해에서 바람만큼 위험한 것이 침수다.
특히 지하주차장은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상황이 빠르게 변한다.
기상청은 침수가 예상되는 지하주차장이나 지하공간에는 물막이판·모래주머니 등을 설치하고, 하천이나 저지대에 세워둔 차량은 미리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도록 안내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뒤 차를 빼러 내려가면 안 된다.
차 한 대보다 사람이 먼저다.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차량 이동 안내를 보내거나 인근 지역에 침수 우려가 있다는 재난문자가 오면 미리 움직이는 편이 낫다.
의외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배수구 청소다
집 앞 빗물받이나 베란다 배수구에 낙엽과 쓰레기가 쌓여 있으면 짧은 시간의 폭우에도 물이 역류할 수 있다.
기상청 역시 태풍 예보 단계에서 하수구와 집 주변 배수구를 점검하고 막힌 곳을 미리 뚫도록 안내하고 있다.
아파트에서는 베란다와 실외기실 배수구,
단독주택에서는 마당과 대문 주변 배수로,
상가에서는 건물 입구와 지하 진입로를 먼저 확인하면 된다.
비가 이미 쏟아진 뒤 맨홀이나 배수구를 확인하러 나가는 행동은 오히려 위험하다.
점검은 비가 오기 전에 끝내야 한다.
정전보다 무서운 건 ‘준비 없는 정전’이다
태풍이 강해지면 전력 공급이 끊길 수 있다.
이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거창한 재난용품이 아니다.
충전된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손전등, 식수와 상비약이다.
기상청은 정전에 대비해 손전등과 배터리를 준비하고, 상수도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에 대비해 물도 확보하도록 권고한다.
특히 태풍이 접근하기 전에는 휴대전화와 보조배터리를 100% 충전해 두는 것이 좋다.
정전이 발생했을 때는 양초보다 손전등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넘어지거나 가스가 누출된 상황에서 불을 사용하면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차도는 “갈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운전 중 가장 조심해야 할 곳은 지하차도와 침수 도로다.
물이 어느 정도 깊은지 차량 안에서는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기상청 행동요령도 태풍 특보 중 침수된 도로·지하차도·교량에는 사람과 차량 모두 진입하지 말 것을 명시한다.
내비게이션이 그 길을 안내한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앞차가 통과했다고 내 차도 통과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침수된 길은 돌아가는 것이 정답이다.
태풍이 오기 전, 이것만은 끝내자
태풍이 실제 영향권에 들어오기 전에 최소한 이것들은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창문과 창틀 흔들림 확인 및 보강
- 베란다 화분·건조대·자전거 등 실내 이동
- 베란다·주택 주변 배수구 청소
- 저지대·지하주차장 차량 사전 이동
- 휴대전화·보조배터리 완전 충전
- 손전등·식수·상비약 한곳에 준비
- 가족과 대피 장소 및 연락 방법 공유
저지대, 산사태 위험지역, 하천 주변처럼 위험 가능성이 높은 곳에 거주한다면 대피 문자가 온 뒤 대피 장소를 찾는 것이 아니라 미리 어디로 갈지 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기상청은 안전디딤돌 앱 등을 통해 재난정보를 확인하고 사전에 대피계획을 마련하도록 권고한다.
태풍이 지나갔다고 바로 끝난 것도 아니다
비가 그쳤다고 바로 침수지역이나 하천으로 내려가서는 안 된다.
침수된 도로나 교량은 훼손됐을 수 있고, 비탈면과 축대 역시 지반이 약해진 상태일 수 있다.
주택이나 차량이 피해를 입었다면 복구하기 전에 사진부터 남겨두는 것도 중요하다. 기상청 행동요령에서도 파손된 사유시설을 복구할 경우 먼저 사진을 촬영해두도록 안내한다.
침수된 전기설비도 직접 만져서는 안 된다.
피해가 끝난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감전·붕괴 같은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THE INSIGHT PICK이 보는 핵심
태풍 대비에서 가장 위험한 생각은
“오면 그때 하지 뭐.”
다.
태풍이 실제로 도착하면 창문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것도 위험해진다.
배수구를 뚫고, 차량을 옮기고, 베란다 물건을 치우는 일은 모두 태풍이 오기 전에만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작업이다.
태풍 대비의 핵심은 무엇을 준비하느냐보다 언제 준비하느냐다.
2026년 한반도는 지금까지 태풍의 직접 상륙을 피했지만 9월 태풍 시즌은 아직 남아 있다.
태풍 경로가 한국을 향하기 시작한 뒤 준비하는 것보다,
오늘 10분 투자해 창틀과 배수구부터 확인하는 편이 훨씬 싸고 안전하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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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작성한 2026년 태풍 기사 내부링크 연결
자료·출처
- 기상청 날씨누리, 태풍 국민행동요령
- 행정안전부, 호우·태풍 국민행동요령
- 국민안전24, 자연재난 행동요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