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을 높이면 집주인은 집을 팔까.
아니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아예 팔지 않을까.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서울 핵심지에서는 이 질문이 중요해졌다.
9월 9일, 강남4구에 남은 마지막 시한
4년간 유예됐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지난 5월 9일 종료됐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매도하는 다주택자는 원칙적으로
2주택자 → 기본세율 + 20%포인트
3주택 이상 → 기본세율 + 30%포인트
의 중과세율이 적용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없다.
[출처: 국세청]
다만 강남·서초·송파·용산의 토지거래허가 대상 주택에는 마지막 완충기간이 남아 있다.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고 이후 허가를 받아 정식 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이면서 늦어도 9월 9일까지 잔금 또는 등기를 마치면 중과 배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즉, 9월 9일은 단순한 세금 신고 날짜가 아니다.
일부 강남4구 매도자에게는 ‘팔 것인가, 보유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마지막 경계선이다.
정부가 기대하는 그림은 단순하다
정책 논리는 어렵지 않다.
중과가 다시 시행되기 전에 다주택자가 보유 주택을 매도하도록 유도하고,
다주택 보유에 따른 기대수익을 낮춰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유예 종료를 예고하면서도 토지거래허가 절차 때문에 매도를 원해도 기한을 맞추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추가 시간을 부여했다.
“팔 사람에게는 팔 시간을 주되, 중과 자체는 예정대로 시행한다.”
정책 방향은 명확하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에서는 여기서부터 계산이 복잡해진다.
세금이 높아지면 반드시 매물이 늘어날까?
예를 들어 강남에 장기간 보유한 아파트가 있다고 해보자.
가격이 크게 올랐고 양도차익도 상당하다.
중과 배제 기간에는 매도를 고민할 수 있다.
하지만 중과세율이 다시 붙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
매도자가 생각하는 것은 단순하다.
“지금 팔아서 높은 세금을 낼 것인가.”
아니면
“일단 계속 보유할 것인가.”
이다.
부동산은 주식처럼 일부만 팔 수 없다.
세후 손익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거래 자체를 미루는 선택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양도세 강화는 단기적으로 매물을 유도할 수 있지만, 시한이 끝난 이후에는 반대로 매도자가 시장에서 빠지는 ‘동결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함께 존재한다.
특히 강남4구에서는 이 문제가 더 복잡하다
강남·서초·송파·용산은 일반적인 주택시장과 성격이 조금 다르다.
신규 공급이 제한돼 있고,
학군·직주근접·교통·정비사업 기대가 겹쳐 있으며,
매도자에게도 “대체하기 어려운 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따라서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면
“굳이 지금 팔 이유가 없다.”
는 판단이 다른 지역보다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제까지 결합하면 매수자 역시 실거주 요건과 거래 절차를 고려해야 한다.
결국
매도자는 세금 때문에 버티고,
매수자는 규제 때문에 신중해지는
상황이 동시에 만들어질 수 있다.
거래량은 줄어드는데 매물도 충분히 늘지 않는 시장이다.
‘똘똘한 한 채’를 더 강화할 수도 있다
다주택자 규제의 또 다른 변수는 자산 재편이다.
여러 채를 보유하는 부담이 커질수록 시장 참여자는 모든 주택을 똑같이 보지 않는다.
입지가 약한 주택을 먼저 처분하고,
강남·서초·송파·용산처럼 장기 보유 가치가 높다고 판단하는 주택만 남기는 선택이 가능하다.
이 경우 정책은 다주택 보유 수요를 억제하는 데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서울 핵심지역의 희소한 한 채에 수요를 더 집중시키는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즉,
다주택 규제 ≠ 강남 집값 하락
이라는 단순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세금이 어떤 주택의 매도를 유도하고, 어떤 주택을 끝까지 보유하게 만드는지까지 봐야 한다.
이번 정책의 성적표는 9월 9일 이후 나온다
5월 9일까지는
“중과가 다시 시작되기 전에 팔자.”
라는 수요가 존재했다.
9월 9일까지는 일부 강남4구 거래가 마지막으로 중과 배제 요건을 맞추기 위해 움직인다.
그러나 9월 10일부터는 조건이 달라진다.
THE INSIGHT PICK이 이후 확인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① 강남4구 매물량이 실제로 늘어나는가
② 거래량은 유지되는가, 급격히 줄어드는가
③ 매물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가격이 버티는가
세금 정책의 효과를 보려면 세율 자체가 아니라 이 세 숫자를 봐야 한다.
THE INSIGHT PICK이 보는 핵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의 목적은 분명하다.
보유 주택을 시장에 내놓도록 유도하고, 다주택 보유의 기대수익을 낮추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은 세율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특히 대체하기 어려운 핵심 입지라면 높은 양도세가
“빨리 팔자”가 아니라
“그럼 팔지 말자”
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중과 자체가 아니다.
9월 9일 이후에도 강남 집주인이 매도 버튼을 누를 이유가 남아 있는가.
그 답이 없다면,
정부가 세금의 문을 좁힌 만큼
매물의 문도 함께 좁아질 수 있다.
자료·출처
- 국세청,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2026.04.24
- 관계부처 합동,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보완방안」, 2026.02.12
-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 「5월 9일 토지거래허가 신청분까지 중과 적용 배제」, 2026.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