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 POLICY
Photo Credit: Hhhh2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거래는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그런데 집값은 내려가지 않았다. 규제가 시장을 잠재운 것과 가격을 잡은 것은 같은 이야기일까.
7월 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4,681건으로 4월 8,925건 대비 47.5% 감소했다. 하지만 신청가격은 전월보다 1.41% 상승했고, 6월에는 2.67% 상승했다. 거래는 빠르게 줄었지만 가격은 같은 속도로 내려오지 않은 것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거래를 줄이면 가격도 내려갈까
토지거래허가제의 목적은 명확하다. 단기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는 것이다. 실제 숫자만 보면 거래를 줄이는 효과는 분명했다.
문제는 거래량과 가격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울 핵심지의 집을 사고 싶은 사람이 100명인데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30채뿐이라고 가정해보자. 규제로 매수자 일부가 빠져도 집주인까지 매물을 거둬들이면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 특히 강남·한강변처럼 공급이 제한된 지역은 거래가 조용해져도 희소성이 그대로 남는다.
규제가 만든 것은 하락보다 ‘이동’일 수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규제 이후의 수요다. 강남 진입이 어려워진 실수요가 주택 구매 자체를 포기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중랑·성북·노원처럼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서울 지역을 찾거나, 수지·영통·동탄처럼 일자리와 교통을 갖춘 경기 핵심지로 이동할 수 있다.
결국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주소가 바뀌는 것이다.
[내부링크: 동탄 집값 급등…영통·수지까지 서울보다 두 배 오른 이유]
[출처: 서울특별시 부동산정책개발센터]
THE INSIGHT PICK | 거래를 막는 것과 집값을 잡는 것은 다르다
토지거래허가제의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과열된 시장의 속도를 늦추고 단기 투기를 걸러내는 장치로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거래가 줄었다는 것과 집값이 내려갔다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다.
정부가 특정 지역의 거래를 어렵게 만들면 시장은 단기적으로 조용해진다. 그러나 사람들이 원하는 주택의 숫자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수요는 다른 지역이나 가격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 흐름이 반복되면 한 지역의 과열을 누르는 대신 주변 지역의 가격을 밀어 올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부동산 정책에서 결국 가장 어려운 질문은 “어떻게 못 사게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집을 어떻게 충분히 만들 것인가”다.
규제는 비교적 빠르게 만들 수 있지만 공급은 수년이 걸린다. 그래서 정책은 규제를 먼저 선택하기 쉽다. 하지만 시장은 정책 발표보다 오래 움직인다.
거래를 막으면 시장은 조용해질 수 있다. 그러나 집이 부족한 시장에서 조용함이 곧 가격 안정이라는 뜻은 아니다.
집값의 속도는 규제로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서울에서 살고 싶어 하는 이유와 원하는 지역의 주택이 부족한 구조가 그대로라면 가격의 방향까지 바꾸기는 훨씬 어렵다.
THE INSIGHT PICK은 그래서 거래량보다 그다음에 수요가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
자료·출처
- 서울특별시 부동산정책개발센터, 2026년 7월 토지거래허가 신청 및 가격 동향

